|
안녕하세요 박사님,
얼마 전 첫 삽입형 성관계를 한 20대 여성입니다.
처음이라
아플 거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삽입 시 성기 부분에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고, 피스톤질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파서 삽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빼야 했습니다.
피도 많이 났지만 처음이라서 그랬겠거니 이해했고, 조금 걱정이 되어 산부인과 가는 김에 고통에 대해 여쭈어 보았지만 처음이라서 그런 거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씀하셔서 그렇다 생각했습니다.
여성이 첫 삽입 성관계를 할 때 출혈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통증이 있거나 출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첫 삽입 성관계 시의 통증과 출혈을 처녀막 손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는데, 그보다는 지나친 긴장으로 인한 근육긴장, 충분하지 않은 성흥분 반응으로 인한 분비저하 때문인 경우가 더 많지요.
그 이후로 3번정도
다시 삽입을 시도했으며 마지막 2번은 피스톤질까지 가까스로 참아보았으나 너무 고통스럽고 매번 피가 나서 이런 고통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앞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애액은
충분히 분비된 것 같고, 전희가
더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조금 더 나은 것 같지만 여전히 너무 아픕니다 ㅠㅠ 피스톤질
할 때는 아프면서 화상 입은 것처럼 화끈거리는 고통이 질 전반에 있어요.
처음 몇 번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일단은 참아보는 것이 나을까요?
혹시 도움이 될까 몇 가지 관련사항들 더 이야기해 드립니다
- 얼마 전 (3주정도
전) 복용을
멈추었지만 피임약 야즈를 2-3달정도
복용했었습니다. 경구피임약 때문에
간혹 가다 애액이 덜 나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 같다 느꼈습니다.
-> 경구피임약은 호르몬제재 이므로 성호르몬에 변화를 야기합니다. 특히 성기능과 관련되어 성욕저하 분비기능저하, 이로 인한 성교통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 콘돔은 삽입 시 착용하면 더 아프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ㅜㅜ)
->
콘돔 사용시 통증이 심한 경우 전정염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콘돔사용을 무작정 피하기 보다 다른 질환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 남자친구 성기가 평상시에는 그렇게 크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귀두? 처음 시작되는 쪽이 굵은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성기가
긴 편이기도 하나 고통이 삽입 때부터 느껴지기 때문에 긴 것 때문에 따로 고통스럽다고 느낄 겨를도 없어서 둘레 때문에 더 아픈 것 같기도 해요.
->
여성의 질은 출산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남성성기가 아무리 길고 굵어도 출산 시 태아의 머리둘레 만하지는 않겠지요. 파트너의 성기사이즈가 너무 커서 무조건 아플 수 밖에 없다고 두려워하는 것이 사실은 지나친 두려움이지요.
- 가끔은 손가락을 질 쪽에 넣을 때 성기 삽입보다는 덜하나 아프다고 느낍니다. 전 성 경험에서도 그래서 클리토리스 자극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탐폰 착용시에는 고통이 전혀 안 느껴져요.
-> 성교통이 있는 분들이 탐폰이나 손가락을 삽입할 때도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성기삽입 때보다는 통증이 정도가 덜합니다.
- 자위는 오래 전부터 시작했고, 삽입이
처음일 뿐 성경험이 처음은 아니라 성적인 쾌감을 모르거나 여성의 성에 대해 전혀 문외한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고통스러운 것이 더 당황스럽습니다.
->
자위는 건강한 여성에서 사춘기 이후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발달상의 정상행동입니다. 자위행위가 있는 여성들이 실제 파트너와의 성관계에서 만족도가 높고 기능상의 문제가 덜하다고 보고됩니다. 그러나 자위행위가 있다고 해서 삽입성관계에 의한 성교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성교통은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도 관련되지만 지나친 긴장이나 불안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윤활제 사용, 더 긴 전희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볼 예정이지만 아플 거라는 생각에 더 겁나는 것 같습니다 ㅠ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삽입성관계 시 반복해서 통증을 경험하거나, 통증에 대해 두려움이나 긴장, 두려움을 느끼거나, 삽입 자체가 어렵거나, 골반저근의 지나친 긴장, 이 4가지 중 1가지 증상이라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성기골반삽입통증장애’라고 합니다. 이 경우 삽입 시 반복해서 경험한 통증으로 인해 삽입성과계가 두려워지고 이로 인해 본인도 모르게 자꾸 긴장하게 되면서 증상이 악순환을 하게 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전문의 백혜경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