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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강동우 박사님
먼저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 상담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얼마 전 유튜브 비온뒤 채널을 통해서 "동성애" 주제로 박사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박사님 우선 제 상태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24세이며, 이제껏
이성애자로 살아왔습니다. 남자를 보고 성적 매력을 느끼거나 호감을 느낀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22세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강박증 판정을 받게되었고
강박증을 무시하고 있다가 이제와서야 약을 먹으며 치료에 힘쓰고 있습니다. 22세 때 한 살
아래 남자에게 처음으로 성적인 매력을 느꼈었고 두 번째로 군대에 동기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꼈습니다.
제가 22세 때 부터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23세에 군대에 입대하고 나서 한 동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동기에게 묘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성적으로 끌리는 느낌이 들고 성적인
매력을 느끼며 가벼운 포옹을 했을 시 설레며 발기도 되고 쿠퍼액도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기에 굉장히 블안하며 스스로 걱정하며 "설마 내가 양성애자인가" 하며 불안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유독 그 동기만 스킨쉽을 하면 발기가 되고 쿠퍼액이 나왔습니다. 그 동기랑 대화할 때 긴장이 되고 마치 이성이랑 같이 있는 듯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상태는 이러합니다.
박사님 저는 강박증에 시달리기 전에는 단 한번도 남자에게 성적매력을 느껴본적이 없고 남자 때문에 발기가 되고
쿠퍼액이 나왔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강박증에 시달리고 나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이후 난생 처음으로
이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며, 제
개인적으로는 저는 정말 이성애자로서만 살아가고 싶은데, 남자때문에 발기도 되고 쿠퍼액도 나오고 설레는
감정이 들었던 이 모습도 "진정한 양성애"가
아닌 "양성애 경향"으로 볼 수 있나요??
박사님께서 강의에서 말씀하신 대로 정신병이 있는 사람들 중에 동성애 행동을 나타내는 부분이 종종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현재 강박증을 꽤 오래 방치하고 약도 끊었다가 다시 치료중입니다. 일단 현재 제 상태는 강박증
약을 복용 중인데 신기하게도 약을 복용하니 그 동기와 연락을 할 때 설레는 감정이나 이성한테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여자를 보며 발기도 하고 설레고 합니다. 전역하고 다른
남성에게는 아직 이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박사님 참고로 저는 종교로 인해 22살 때부터 2년간 금욕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군대 동기는 평상시 주변에서 "여자같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던 사람입니다
박사님, 제가 살면서 두 명의 남성에게 이런 감정을 느꼈는데, 군대에서 한 남성에게 느꼈던 설레는 감정, 스킨쉽 했을 시 발기가
되고 쿠퍼액도 나왔던 이 모습들,심지어 어쩔 땐 처다만 봐도 발기가 되고 설렐 때가 있었는데 이 모습들을 "진정한 양성애"가 아닌 "양성애 경향"으로 볼 수 있나요? 제가 진짜 양성애자인지 아니면 단순히 양성애 경향을 보이고 있는건지, 정신병
때문에 양성애 경향을 보였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박사님 저는 정말 이성애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동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인정 할 수가 없습니다.. 자꾸 불안하고 마음속으로 "에이
강박증만 치료하면 이성애자로 다시 돌아올거야" 라고 수없이 강박적으로 외칠뿐입니다.
박사님 부디.. 댓글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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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대로 동성만 몰려있는 군대
상황에서 님의 건강한 발기반응이 간혹씩 있는데 그때 존재하는 남자의 어떤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무조건 동성애가 아니라 하겠고.. 비슷한 예로 남중 남고를 다니는 남학생이 학교에 여성스러운 남학생에게 호감을 느끼고 아주 가까이 지내고 또
보고싶다면 이는 homoeroticism이지 이를 두고 무조건 homosexual이
아니라 하지 않지요.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동성애와 동성애 경향
2010년 6월 6일 중앙일보 보도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 제169호
| 20100606 입력
“동성애라는 소재가 충격적이더군. 공감 가는 부분도 있지만 묘한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얼마 전 지인들과의 모임에 갔더니 참석자들의 이목이 필자에게 쏠렸다. 최근
방영 중인 한 드라마가 동성애를 파격적으로 다뤄 세간에 이슈가 되다 보니 동성애 문제를 직접 진료하는 필자의 의견에 관심이 아주 높았다.
드라마의 방영 자체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예방접종일 수 있다. 동성애를
좀 더 진지하게 숙고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라는 소수자를 인정하고 차이를
받아들이는 성숙된 방향으로 나간다면 말이다. 하지만 성의학자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측면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동성애는 성적 대상으로 누구를 좋아하는지, 즉 성적 지향성으로
판단한다. 필자가 연수했던 미국 킨제이 연구소의 큰 업적 중 하나가 바로 동성애자를 비정상으로 보지
않고 평균과 다른 통계적인 소수자로 본 것이다. 킨제이 박사가
1950년대 발표한 연구에서는 남성 동성애자(gay)가 전체 인구의 4%, 여성 동성애자(lesbian)가 2% 내외였다. 남성 쪽이 2배가
많다. 신기하게도 수십 년간 반복돼온 다른 연구 통계에서도 결과치는 거의 동일하다.
현대 의학계에서 동성애의 개념을 명료화한 사람은 스톰스(Storms) 박사다. 그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동성과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고 봤다. 그의
개념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동성애를 질병군에서 제외하게 만든 학문적 근거가 됐다. 다만, 일부 동성애 옹호론자들은 동성애 성향이 좀 있어도 원래부터 타고난 것이라 못 바꾼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는 아주 위험하다.
많은 사람은 ‘동성애 경향’과 ‘진정한 동성애’를 구분하지 못한다. 94년
라우만 박사 팀의 연구에 따르면 사춘기에 동성애 성향을 보이던 사람들 중 성인기에 동성애로 고착화되는 경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즉, 성장과정
중 동성애적 성향은 누구나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현상을 영원불변한 성적 취향으로 단정 짓는
위험을 필자는 많이 봤다. 동성애 경향은 변할 수 있으며, 영구적으로
고착된 진정한 동성애와 다르다. 동성애 경향의 사람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영구적 동성애로 몰리는 것은
당사자나 사회에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
동성애 경향은 경계선 인격장애나 기분장애, 정신분열 등 정신과적 문제의
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초기의 이성 경험에서 좌절하거나 성기능 장애를 겪은 사람이 동성애로 도피한
경우도 있다. 동성애 경향은 내면의 문제를 잘 치료하면 사라진다.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실제 우울증·불안
등 정신과적 문제가 이성애자보다 2~3배 가까이 높다. 동성애는
꼭 동성애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의학적 도움이 더 필요하다. 무조건 병이 아니라며 진료 자체를
피하는 것은 잘못이다. 막상 진료실에서 보면 당사자나 가족이 판단한 동성애의 진단이 뒤집히는 경우도
많다.
드라마나 사회여론이 동성애를 반대 또는 옹호하는 양 극단으로 흐를 경우 동성애 문제로 남몰래 고민하는 당사자들에게
아주 위험한 판단을 초래할 수 있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해주기는커녕 무조건 동성애를 혐오하는
호모포비아(homophobia)도 문제지만 진정한 동성애인지, 동성애
경향인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무조건 옹호하는 것도 위험하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한국인 의사 최초로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강 박사는 2005년
국제학회에서 발간한 여성 성의학 교과서의 공동집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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