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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군에서 우울증 및 수면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연락이 와서 확인해 보니 성정체성 문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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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체성 이슈만 보는 게 아니라
정체성 이슈도 보면서 기본적으로 우울증 수면장애를 다룰 줄 아는 전문가가 나서야 되는데, 군에서도 기본
우울증 수면장애는 어느 정도 돌봐드릴 겝니다. 나머지는 전문가가 봐야할 부분이고..
아들의 자란 모습을 회상해 보면..
유아기) 아 나이때에 맞게 남녀 구분보다는 이쁘장하고 착했습니다.
다만
부모가 이혼하게 되어 편모가정에서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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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은 남성성 여성성을 골고루
경험할 기회가 깨지고 불균형에 빠지는데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고.. .
유치원)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게 되었고 외삼촌이 아빠역할을 해줍니다.
외삼촌에게는
두 딸이 있고 현재까지도 친하게 지냅니다.
태권도
학원을 다니는데 겨루기를 하거나 승급시험을 너무나 싫어했습니다.
초등학교) 계속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데 엄마가 하나하나 못 챙겨서인지 숙제나 시험에 대한
의무적인
모습이 부족하고 조부모의 급한 타이름 때문인지 거짓말이 초등학교때부터
심했습니다.
중학교) 엄마가 재혼해서 새아빠랑 살게 되었는데 새아빠(글 작성자)가 놀때는 잘 놀고 엄할
때는 한 스타일인데 아들의 좀 소극적이고 자존감 낮은 모습에 혼나기도 했습니다.
새아빠가
공부 잘하는 걸 좋아해서 어떻게든 잘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서
결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자주 위축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거짓말은 계속 있었
습니다. 근데 중2나 중3때 뜬금없이
아빠한테 성전환수술하고 싶다고 말해서 가족이
많이 놀랬는데 고등학교/대학교때
다시 확인할 때는 그때는 철이 없어서 그랬고 전혀
그런
부분이 없다고 했습니다. 부모는 오히려 거짓말이 심해서 그 말을 더더욱 믿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고등학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대입을 위해 학원도 다니고
봉사활동, 학교 활동
남들과 비슷한 생활을 해 왔는데 고1때는 자율학습으로 부모님과 트러블이
좀 있었고
고2때는 성적조작,선생님이 학교에서 핸드폰만 본다는 지적 등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심했습니다. 무엇보다 성적조작 때부터 상당히 많은 부분 거짓말이 있었고
학교, 학원, 선생님, 부모에게 큰 거짓말을 많이 했고 고3때는 성적, 선생님 면담,
학원, 수시지원 등 모두 거짓말을 대입 직전에 난리가 났습니다.
물론
야동(중학교부터)은 물론이고 엄마 속옷을 훔치거나 성인용품샵에서
남/여 자위
도구를 사기도 했으며 야동이나 야한 사진의 경우 여자가 오줌을 누거나 지져분한
팬티사진, 변태적인 사진이 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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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착적인 관심 등 성에 대해 상당히
불안정하거나 혼란스런 면이 원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게임을 상당히 많이 했는데 캐릭터는 여장 캐릭터를 주로 했고 동영상으로 공부
할 때는 화면 뒤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몰래 야동을 보곤 했습니다.
특히
거짓말이 너무 심해서 청소년 심리 상담을 받은 적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청소년
우울증"이라고 했고 더 검사를 하자고 했으나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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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료를 당시에 좀 했더라면 아쉽지요. 우울감에는 자기비하,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쉽게 오므로 이런
양상이 더더욱 원래의 성정체성에 대한 우울감으로 드러나기도 하지요.
대학교) 대학교 1학년 1학기부터 이제 성인이니 맘껏 보내봐라 했는데 코로나로 등교는
못
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지냈는데 1학기 마치고 성적표와 2학기 등록금용지를 안 가져
와서
다그쳤는데 자기 인생 찾아가겠다며 가출을 합니다. 금방
들어와서는 유튜브를
하고
싶다.. 뭘 하고 싶다.. 해서 알았다 했는데, 알고보니 모든 수업과 숙제를 포기해서
모든
과목 F를 맞고 재적을 당했습니다. 군대갈래 공부할래 해서
재등록 후 수업/숙제/
시험
등 하나하나 엄마가 체크해서 4.0 이상을 맞고 본인이 프로그램을 잘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열심히 했기에 게임이든 뭐든 맘껏하게 두었습니다.
군대) 본의 아니게 1월
말 급하게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국방부 사이트에서 언제 입대
가능한지 보고자 했는데 입대 신청이 되버려서 엄마나 본인이나 상담히 놀랬었습니다.
입대 후 매일 매일
카톡으로 잘 지낸다고 해서 안심했고 일병 휴가때도 건강해 보였지만
복귀 마지막날 엄마랑 정말 넋을 놓고 울었다는데 그 이유를 묻지 못했습니다.
상병달고 갑자기 군대
행보관님이 전화와서 다리를 다쳤는데 군의관은 괜찮다하고
본인은 안 좋다고 하니 군의관이 그럼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으니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보자 해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데 그게 젠더문제라고 들었습니다.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고 군에서는 최대한 자극 안 하기 위해 근무 면제와
행정반으로 이동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가끔 주먹으로 자기 머리를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자해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자라면서 소극적이고
자존감 떨어지는 모습, 상당한 부분의 거짓말은 있었지만 여성성에
대한 모습은 엄마, 아빠 모두 느끼지는 못했고 변태적인 야동이나 야한 사진, 엄마 옷이나
생리대 등을 훔치는
모습에서 오히려 "성도착증"을 의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안심시키기
위해 계속 카톡을 주고 받으면서 군대 적부심으로 빨리 제대하는걸
얘기하는데 본인은
끝까지 마치고 제대하겠다 하고 부모나 군대에서는 제대가 맞을 정도
로 심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제는 엄마가 쓰러져서
아들 카톡에 답변을 못했는데 엄마/아빠가 이해와 설명 요구,
작은 협박(제대 후에 하나씩 말하겠다는 말에)이 있었기는 했지만 갑작스런 문자가
아래와 같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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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제가 힘든건 생각도 안하시나요.. 전 지금 매일매일이 죽고 싶고 제가 혐오스러운데.. 나름 두분
생각해서 걱정 안끼칠려고 최대한 웃으려고 했고, 최대한
안그런척 그랬는데.. 자식 걱정되는게 이해가 안되는건 아닌데 당사자인 저는
얼마나 고민했을지 생각해보셨나요..? 초등학교 후반, 중학교때부터
계속 고민하고 제가 너무 싫고 이런 저를 부정하려고, 제
성기가 거지같아서 성적으로 별의별 짓도 다해봤어요. 그럼에도 여자옷 입을때 성적으로 흥분되는게 아니라 기뻤어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더 싫었고.. 그리고
우울증 갑자기 왜 생겼냐하시는데 중학생때부터 있었습니다. 디스포리아때문에요. 믿으시든 말든 신경안쓸겁니다. 전 인생의 반이상을 괴로워하고, 숨기고, 자살시도도 해봤고, 계속
고민하고 저를 혐오하며 살아왔고, 주변 사람들, 아무도 믿은적
없이 홀로 싸워왔습니다. 정신과 진단 결과 알려드릴까요..? 자기혐오, 절망감, 대인기피, 가족불신, 우울, 좌절, 무기력 등 의사 입에서 이런 항목이 10개는 넘게 나오는 제 기분은 생각해보셨나요?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지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들었을지 생각은 하시나요..? 지금조차도 제 모습을 혐오하는 저는 생각하셨나요? 상태를 말 안하면 저에 대해 잘 모르시죠? 제가 감정을 잘 못 숨긴다고요? 저에 대해 모든걸 알고 계신다고요? 정말 절 모르시네요.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왜 안하냐고요? 중학교때 부터 무기력증이 심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게임조차도 하기 싫은거 내색 안했어요. 그런데 왜 부모님은 생각을 안하냐뇨.. 전 두 분 걱정하시는게 싫어서, 물론 저도 힘들어서, 말 안하고 나름대로의 배려하고 그런거에요. 제 지금 상태와 상관없이 만기전역할 겁니다. 말리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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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문자를 보내고
소리를 지르면서 흥분을 많이 했다고 군에서 연락이 왔고 행보관님
과는 상태가 심각해
보이니 제대를 가능한 빨리 시키자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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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문자 내용을 보면, 남성 콤플렉스를 표현하고 있지요? 좀더 남성다워지고 싶어 별의별
노력을 해봤다….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기에 앞서 남성으로서의 부족함이 워낙 커서 그 길을 피하고
싶은 부분을 피력하는 면도 있다는 점이 있는데, 이런 거 지금 말해봤자 거부감만 줄 테니 알고만 계시도록.
선생님 강의를 듣고
가장 객관적이시고 마음에 다가와서 도움을 청하고 싶고 아들 제대
한 후 찾아뵙고 싶습니다. 아니면 부모라도 먼저 찾아뵙는게 순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현재 어떻게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로 연락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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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걱정되고 혼란스러우면 부모님이 먼저
와도 되겠고, 견딜만 하다면 아이를 보는 중에 부모는 몇번 만나기도 하지요. 지금은 우울증 등으로 군대에서도 제대시키고자 한다면 제대를 하고 치료를 받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진료실에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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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킨제이 성보고서] ⑧성전환
충동과 정신질환
2004.07.06 조선일보 보도
크리스틴 조겐슨(Christine Jorgensen). 그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Transgender·성전환자)’다. 25세가 되던 1952년, 당시 성전환술이 활발히 연구되던 덴마크로 건너가 성(性)을 전환하고 이름도 조지(George)에서 크리스틴으로 바꿨다.
크리스틴이 미국 사회에 던진 충격과 그로 인해 얻게 된 인기는
50년 뒤 우리나라 ‘하리수’의 그것 이상이었다고 보면 된다. 크리스틴 충격을 계기로 1950년대 미국 사회는 성전환술 연구가 활기를 띠게 됐다.
우선은 트랜스젠더의 외과적 전환술이 관심 사안이었는데 성전환술 전후의 신체변화, 사회 적응 및 희망하는 반대 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당시엔 이를 무시하고 수술부터 해버렸으니 그 부작용은 대단히 심각했다. 섣불리
성을 바꾸고 후회하는 이들도 많았으며, 이와 관련된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이후 성전환술을 원하는 자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수술 전후의 치료에 눈뜨게 됐다. 다시 말해 성전환술은 한번 받고 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철저한 사전준비와 당사자가 진정한 트랜스젠더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반성을 바탕으로 성의학자들은 트랜스젠더 성전환술의 기본원칙을 세우게 됐다. 그 내용은 진정한 트랜스젠더인지를 정신과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 진단하고, 적절한
심리치료와 호르몬치료를 통해 자연스런 신체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성전환술을 받기 전에
반대의 성으로 일정 기간 실제 생활해 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과정은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200여명이 국내에서 성전환술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 의료진이건 당사자건 눈에 두드러지는 성전환 수술에만 집착하고 있다. 또한 당사자의 동성애적 경향이나 트랜스젠더 욕구가 다른 정신적 문제의 이차적 결과인 경우도 허다하지만, 이를 가벼이 여기고 있다. 성격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결과로
그런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경우는 동성애가 핵심이 아니라 일차적인 원인이 치료돼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건강한 삶을 유도하는 의료적 접근이 없다면, 성적소수자인
당사자들의 불행일 뿐 아니라 뜻하지 않은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한국인 의사 최초로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강 박사는 2005년 국제학회에서 발간한 여성
성의학 교과서의 공동집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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