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원장 답변
안녕하세요.
저는 제 성정체성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혼자 고민을 해오다가,
최근 들어 좀 더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와중 한 커뮤니티에서
해당 사이트를 알게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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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병원이, 또 저희가 수련했던 미국 킨제이 연구소가 성정체성 및 성소수자의 선구적인 곳이긴 하지요.
앞서 저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어릴 때부터 저는 스스로를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남자로써 어렸을 적 시절을 보내며 여자같다거나 귀엽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부끄러운 감정에 가까웠던 것 같지만
나쁘지 않았고 그런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청소년기 이후 성적인 부분에서도 처음 사정을 경험했을 때부터 남성의 신체 반응이
왠지 나에게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나 불쾌감이 남았습니다.
반대로 여성의 신체나 감각에는 강한 동경을 느꼈고,
성인물이든 상상이든 여성 입장에서 몰입할 때 훨씬 감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이러한 부분이 사정을 경험하기 이전의 성적인 경험 때문에 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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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경험이 자위인지 성관계인지에 따라
님의 느낌과 판단이 다를 수 있고..
이런 감정들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일관되게 이어져 왔고,
특히 20대 후반 이후에는 스스로에 대한 성정체성을 탐구를 해오면서
‘여성으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뚜렷해졌습니다.
관계 속에서도 누군가를 챙기기보다
보호받고, 애정받고, 돌봄을
받는 입장이 저답다고 느껴집니다.
겉으로는 남성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여성적인 옷차림이나 말투, 스타일에 끌리고
그런 표현이 한편으로는 남들 시선에서 이상하게 보이진 않을지
자신감 있게 표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 신체가 그에 맞지 않아서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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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에 대한 동경과 감정적 호감이 분명하고, 남성성에 대한 거부와 좌절감이 있고..
지금 가장 혼란스러운 건,
이런 감정과 정체성이 오랜 시간동안 유지되어 왔음에도
‘이게 혹시 착각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계속된다는 점이에요.
특히 ‘완전히 여성의 신체로 바뀔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나
‘사람들이 나를 여성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미래를 떠올릴 때
두려움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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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란 표현을 쓰는 것만해도 님은 상당히
똑똑한 사람이라 하겠고… 맹목적이기 보다 이렇게 섬세할 때 오히려 예후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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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님의 바뀐 모습에 사회적 거부감에
대한 고민도 아주 똑똑한 태도고..
저는 제 감정이 단순한 정체성 혼란인지,
아니면 진짜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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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그렇지만, 님을 진료하게되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고… 여기서 재미란 단순
즐겁다는 뜻이 아니라, 상당히 정체성 이슈에 똑똑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방향성을 찾는 과정이 참 보람되고
님에게 좋을 것이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ㄱ것이라는 뜻.
덧붙이자면, 지금 제 삶은 제가 보기엔 꽤 중성적인 것 같습니다.
여성스럽지도, 남성답지도 않은 채 그 중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때로는 제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여성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감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 속에서는 그 감정을 완전히 표현하지 못하고,
중간 지점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느낌이에요.
이런 상태가 혼란의 일부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자기 탐색의 과정인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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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표현은 강박사가 칭찬해야할 부분이
참 많다는 게 흐뭇하네요. 이 정도 수준이면 님의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좋은
자세고, 강박사는 그런과정을 철저히 도울 겁니다. 진료실에서
기쁜 마음으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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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성의학의 정석] 성정체성
풀버전 https://youtu.be/TS_ifvWek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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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킨제이 성보고서] ⑧성전환
충동과 정신질환
다시 쓰는 킨제이 성보고서] ⑧성전환 충동과 정신질환
크리스틴 조겐슨(Christine Jorgensen). 그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Transgender·성전환자)’다.
25세가 되던 1952년, 당시 성전환술이 활발히
연구되던 덴마크로 건너가 성(性)을 전환하고 이름도 조지(George)에서 크리스틴으로 바꿨다.
크리스틴이 미국 사회에 던진 충격과 그로 인해 얻게 된 인기는 50년
뒤 우리나라 ‘하리수’의 그것 이상이었다고 보면 된다. 크리스틴 충격을 계기로 1950년대 미국 사회는 성전환술 연구가 활기를 띠게 됐다.
우선은 트랜스젠더의 외과적 전환술이 관심 사안이었는데 성전환술 전후의 신체변화, 사회 적응 및 희망하는 반대 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당시엔 이를 무시하고 수술부터 해버렸으니 그 부작용은 대단히 심각했다. 섣불리
성을 바꾸고 후회하는 이들도 많았으며, 이와 관련된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이후 성전환술을 원하는 자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수술 전후의 치료에 눈뜨게 됐다. 다시 말해 성전환술은 한번 받고 나면 되돌릴 수 없기에 철저한 사전준비와 당사자가 진정한 트랜스젠더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반성을 바탕으로 성의학자들은 트랜스젠더 성전환술의 기본원칙을 세우게 됐다. 그 내용은 진정한 트랜스젠더인지를 정신과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 진단하고, 적절한
심리치료와 호르몬치료를 통해 자연스런 신체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성전환술을 받기 전에
반대의 성으로 일정 기간 실제 생활해 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과정은 적어도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200여명이 국내에서 성전환술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 의료진이건 당사자건 눈에 두드러지는 성전환 수술에만 집착하고 있다. 또한 당사자의 동성애적 경향이나 트랜스젠더 욕구가 다른 정신적 문제의 이차적 결과인 경우도 허다하지만, 이를 가벼이 여기고 있다. 성격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결과로
그런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경우는 동성애가 핵심이 아니라 일차적인 원인이 치료돼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건강한 삶을 유도하는 의료적 접근이 없다면, 성적소수자인
당사자들의 불행일 뿐 아니라 뜻하지 않은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 2004.07.06
조선일보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한국인 의사 최초로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강 박사는 2005년 국제학회에서 발간한 여성 성의학 교과서의 공동집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