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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동성애와 관련해서 고민하고 있는 24살 남성입니다.
저는 청소년기까지는 동성애와 관련된 정체성을 부인해오다가 20살 때 되어 직면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꽤 많은 시간 방황을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체념을 하듯이 받아들인 줄 알았는데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고는 했습니다. 이성에게는 큰 거부감은 없지만 크게 동성에게처럼 느낀 경험은 없습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보면 일부 동성애자 남성들은 이성의 신체에 거부감을 느낀다, 징그럽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해서 인식을 하게 되면서부터 제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인터넷 웹툰이나 웹소설들을 보면서 여성에게 대입하여 생각하거나 학교에서나 주변 친구들 중에서 성적 매력을 느끼곤 했습니다.(그렇다고 여자가 되고 싶다거나 현재 성별에 불만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요즘 강조되는 표현으로 하자면 성정체성은 남성, 성적지향은 동성에게 끌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적지향은 취향처럼 정해진 것,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것 때문에 좌절감, 우울감이 인터넷을 찾아보면 결국 이러한 지향성을 긍정하고 인정하게끔 긍정 치료를 한다거나 '성적 지향 정체성'을 확립하는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참.... 제 입장에서는 절망스럽습니다. 이런게 운명이라면 참 가혹하다 싶습니다. 평범한 이성애자로 태어나서 가정을 꾸리고 남 부끄럽지 않을 사랑을 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싶습니다.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저의 유년기, 청소년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으셔서 유치원 다닐 때는 거의 입원해 계셨고 엄마에 대한 애착이 너무 심해 '마마보이'라는 소리를 굉장히 많이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이런 저를 엄격하게 대했고요. 청소년기까지도 아빠와는 자주 부딪혔습니다. 가부장적인 아빠가 너무 싫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오고 그 지역에서 지금까지 크면서 소위 '은따'를 배번 당했습니다. 친구는 있고 중학교, 고등학교 크면서 어느정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갔지만 친구들보다 힘이 약하다는 열등감, 서열에서 밀려있다는 열등감이 너무 심했습니다. 이런저런 탓인지 동성에게 설렘을 느낄 때면 (동성애인 걸 부인해왔고 그런 생각은 상상조차 않해서 그런 것 같지만) 형이었으면 좋겠다, 아빠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 같습니다. 설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몇 없지만 2명 정도 있긴 했는데 열등감이었는지 진짜 좋아하는 감정에서 나오는 질투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지금 저는 자포자기 심정입니다. 괴롭습니다. 동성애자로 살고 싶지 않은데 자꾸 욕구가 그렇게 됩니다. 선생님.... 제발 진정한 동성애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아무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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