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에 신경차단술, 이쁜이 수술 검증 덜 됐다”
“검증 덜 된 시술법들, 한국선 유행”
성기능장애 치료 분야 대가 골드스틴 박사의 경고
성의 다양성? 이렇게 말하면 “그거야 다양하게 많은 파트너를 갖는 거 아니냐”며 묘한 웃음을 짓는 이들이 많다. 바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는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다.
지난달 21~2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여성성의학회의 주제는 바로 ‘성의 다양성(sexual diversity)’이었다.
국제여성성의학회에서 필자와 만난 어윈 골드스틴(오른쪽) 박사.
특히 여성과 남성 간 성욕구의 차이에 관해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여성도 자발적인 성욕구나 성충동이 있지만 남성과 달리 남성의 자극과 유도에 따라 성욕구가 2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를 여성의 성욕저하증으로 보고 치료해야 하느냐, 아니면 이러한 수동성이 여성에게는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학회장을 달군 뜨거운 성의학 담론의 중심에 어윈 골드스틴 박사가 있었다.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의 수석 편집장이자 샌디에이고 성의학연구소 소장인 그는 성기능장애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그의 연구팀에 20여 년간 연구기금을 지원해왔다.
최근에도 그는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와 비아그라의 비교 임상 연구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의 스승이기도 한 그를 만나 한국 독자들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골드스틴 박사는 성생활의 어려움을 단순히 성기 자체의 문제나 정력, 성기의 크기와 연결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성기능장애는 다른 어떤 문제보다 개인차가 심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성의학의 기본적인 치료 원칙은 생물학·심리학·사회학적인 통합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생긴 성문제에 비아그라 같은 약물처방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골드스틴 박사는 특히 우리나라의 조루 수술 등에 관해 “성기능장애는 그 원인들을 교정하는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물리치료·행동요법 등 다양한 1차 치료기법을 먼저 동원하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무분별한 시술에 경계를 표했다.
조루환자에게 음경의 신경을 잘라버리는 시술의 경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최고의 치료법인 듯 각광받았지만 지난해 한 지상파 TV 시사프로에서 심각한 폐해를 지적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골드스틴 박사는 “조루 수술은 그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 아직까지 학술적으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성의학계에서 조루에 신경 차단술을 이용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각신경을 절단하는 시술은 영구적이고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방법이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성감을 개선해준다고 알려진 소위 ‘이쁜이 수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여성의 성기를 해부학적으로 바꾸어 성기능을 개선하겠다는 수술적 시도는 아직 세계 성의학계에서 주치료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골드스틴 박사에게 성 트러블로 고민하는 한국의 부부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그는 ‘제발(please)’이란 단어를 네 번이나 반복하며 “성문제가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말고 제대로 된 성의학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으라”고 당부했다. 성의학이 충분히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기능장애로 혼자 고민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는 그의 심정을 엿볼 수 있었다.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 원장/ 본지 성칼럼니스트

![[남자와 여자사이]’20분의 벽’ 넘어 조루를 잡아라](https://sex-med.co.kr/wp-content/uploads/2026/03/20060523000023_00_4-500x38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