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부부의사가 다시 쓰는 性칼럼 “염증과 발기부전”
“가렵니? 몸의 염증도 신경 쓰렴.”
최근 필자는 의사 친구들과 만남에서 직업병이 발동해 누가 발기력이 안 좋은지 맞춘 적이 있다. 진료실도 아닌 선술집에서 척척 찾아내자 다들 신기하다는 눈치다.
그런데 힌트는 몸의 염증 여부라고 지적하자, 의사 친구들조차 생소하다는 눈치다. 특히 피부과의 만성질환인 건선, 치과의 치주염이 있다면 앞으로 발기부전의 조기 적신호라고 보면 된다.
우선 피부과에서 자주 관찰되는 만성 염증질환인 건선은 좁쌀 같은 발진에 각질화되는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건선과 성기능의 연관성이 학계에 수차례 보고됐는데, 건선은 비만한 사람에서 더욱 흔하며 대사증후군과 연관되어 발기력을 저하시킨다. 발기부전 환자가 건선이 있다면 더욱 중증의 발기부전일 가능성이 크다.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건선이 있을 확률은 정상인에 비해 4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치과의 잇몸질환인 치주염은 혈관의 문제와 더욱 직결된다. 치주염 환자들에게 심장병이 많이 발생하는데,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고 구강세균이 방치되면 만성 염증 반응이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중증의 발기부전 남성 중 치주염 환자가 81% 이상인 반면, 경증의 발기부전 환자에게서 잇몸 질환은 20% 정도로 4배나 차이난다는 논문도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런데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건선·치주염·심장병·발기부전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사실은 이들의 공통적인 연결고리가 바로 앞서 언급한 몸의 염증반응이다. 즉, 건선·치주염 등의 체내 만성적 염증반응은 혈관확장에 반드시 필요한 산화질소의 생산을 저해하고, 혈류저하에 따른 발기부전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이런 양상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소인 비만까지 개입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는 발기력이 떨어지면 그저 손쉽게 인공발기나 도와주는 발기약을 찾지, 그 원인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의사도 환자도 게을리 한다. 신기한 것은 바로 인공발기약들이 앞서 언급한 산화질소와 관련된 물질이다. 무작정 발기약으로 인공발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몸의 염증반응에 신경쓰고 구강관리를 잘 하는 게 우리 몸의 천연 비아그라 성분인 산화질소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여기서 우리 몸의 전반적인 염증반응의 정도를 쉽게 아는 방법을 소개하면 독자에게 도움될 듯하다. 우리가 평소에 했던 종합검진의 혈액검사 결과표를 다시 훑어 보면 된다. 대부분 건강검진에 포함된 CRP(creactive protein)라는 혈액검사 항목이 바로 전반적인 우리 몸의 염증표지자인 것이다. 실제로 이 항목이 상승한 사람에게 발기부전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도 있다. 만약 자신에게 건선이나 치주염 등이 있거나 혈액검사상 CRP의 상승에 비만까지 있다면 이는 발기부전의 적신호이니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 의대 출신 전문의(醫) 부부. 한국인 의사 최초로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와 보스턴·하버드 의대에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 등 성(性) 관련 분야를 두루 연수, 통합적인 성의학 클리닉·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강 박사는 2005년 국제학회에서 발간한 여성 성의학 교과서의 공동집필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