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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행한 사건이 불러온 엉뚱한 논란에 대해 뻔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능은 나이가 들어도 다소 감퇴할 뿐이지 심각한 건강문제가 없는 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기력을 도와주는 약도 없고 건강상태나 영양상태가 부실했던 과거에도 노익장을 과시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 괴테도, ‘좁은 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도 70대 백발노인이 되어서 정열적인 애정행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유명인사라서 회자되지만, 일반인도 나이 들어 상당한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고는 많다. 노년층은 성생활 횟수나 강도에서 젊은 층과 차이가 있을 뿐이다. 건강을 잘 돌본 사람의 절반 이상이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국내의 한 보고에 따르면 60대 후반의 남자 노인 중 성욕이 없다고 답한 경우는 20% 미만에 불과했다. 또한 미국의 조사를 보면 어떤 자극을 줘도 전혀 발기가 되지 않는 남성이 60대 16%, 70대 37%로, 노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성적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노년의 성생활이 말도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은 젊은 사람들의 오만과 텃세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나이 들어 없던 성욕이 갑자기 생기고 이를 주체할 수 없다면 이는 병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평소에 성욕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과도한 성욕을 보인다면 조울병·우울증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노인성 치매나 중풍 등으로 혈관성 치매를 겪는 노인에게서 갑자기 성욕이 상승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습관성 음주 때문에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욕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충동을 억제하는 뇌의 전두엽이나 측두엽에 종양 등의 문제가 생겨도 그럴 수 있다.
우리 주위엔 40대 중반인데도 성욕이 거의 없고 성생활을 ‘연중 행사’로 치른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찬찬히 훑어보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남들도 그렇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자신의 성기능 저하를 합리화한다.
나이가 들면서 성기능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아예
성생활을 하지 않거나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이런 남성들은 대개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30대는 일주일에 몇 번, 50대는 몇 번’ 식의 말이 있는데 이는 남들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성생활 횟수는 그다지 문제가 아니다. 성기능이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고 성생활 빈도가 매우 적다면 심신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기능 감퇴는 노화뿐만 아니라 질병, 약물복용, 술·담배, 부부갈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 문제가 없는 듯한데도 중년 들어 성기능이 위축된다면 40대 중반 후 흔히 나타나는 남성호르몬의 감퇴에 따른 갱년기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과도한 스트레스가 주범일 수 있다.
성기능은 되면 확실히 되고 안 되면 아예 안 되는 ‘all or none’의 문제가 아니다. ‘80대 노인이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섹스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틀린 얘기가 아니다. 비록 젊을 때처럼 100점은 아니더라도 70점만 되면 성행위는 가능한데도 스스로 위축되는 남성들이 많다. 이들은 100점 이외엔 행복할 수 없다는 불필요한 완벽주의에 빠진 경우다.
인간은 누구나 20~30대를 정점으로 노화 과정에 들어가고 성기능도 마찬가지다. 노화라는 변화가 찾아왔을 때 모든 게 불가능할 것이라며 스스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성기능 개선을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중요한데 며칠 해보고 별 반응이 없다고 쉽게 포기하는 게 문제다. 술·담배를 끊고 며칠 운동한다고 건강이 금세 좋아질 수 있을까. 성기능의 부실은 건강이 악화되는 시점에 비교적 일찍 나타나고, 건강이 되돌아올 때는 제일 나중에야 회복된다. 그래서 성기능 개선을 위한 노력은 꾸준함이 관건이다. 거북이가 결국엔 토끼를 이긴다는 것은 성기능의 개선과 건강에 모두 통하는 얘기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